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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든 첫 3D 프린팅 피규어

by 꿀챠밍 2025. 7. 11.

– 툴도 모르고 재료도 몰랐지만 완성까지 끌고 간 인내력의 기록

오늘은 내가 만든 첫 3D 프린팅 피규어 에 대한 주제를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내가 만든 첫 3D 프린팅 피규어
내가 만든 첫 3D 프린팅 피규어

“3D 프린터? 그거 전문가들만 하는 거 아냐?”


3D 프린팅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땐, 그저 영화 속 기술 같았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관심은 어느 날 YouTube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혼자서 만든 3D 피규어” 영상을 본 순간부터 본격적인 욕망으로 바뀌었다.
“나도 저런 거 만들 수 있을까?”
말은 쉽지만 문제는 한 가지—나는 아무것도 몰랐다.

3D 프린터는 뭘 사야 하는지

모델링은 어떻게 하는 건지

어떤 재료가 필요한지

심지어 STL 파일이 뭔지도 몰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은 점점 커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3D 프린팅 입문’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시작했고,
결국 나는 작은 중고 3D 프린터(Ender 3 V2)를 하나 들이게 된다.
“우선 사놓고 나면 하게 되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
그게 나의 3D 피규어 여정의 시작이었다.

 

모델링? 출력? 후가공? 뜻도 모르던 단계들과의 전쟁


3D 프린팅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벽에 부딪히는 건 모델링 소프트웨어다.
그 유명한 ‘블렌더(Blender)’를 설치했지만,
툴바가 너무 많고 마우스를 한번 움직일 때마다 이상한 게 튀어나와서
5분 만에 멘탈이 터졌다.

결국 나는 전략을 바꿨다.
직접 3D 모델링을 하는 대신, 무료 STL 파일 공유 사이트(Thingiverse, Printables 등)에서
마음에 드는 ‘초보용 캐릭터 모델’을 다운로드받았다.
“처음이니까, 있는 걸 출력해보는 것부터 해보자.”

하지만 또 다른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다.
프린터 세팅, 필라멘트 장착, 노즐 온도, 베드 레벨링…
단순히 버튼만 누르면 나오는 게 아니었다.

첫 출력 결과물은 처참했다.
출력 도중 덜컥 프린터가 멈추고, 모양은 찌그러졌으며,
기대했던 캐릭터는 흡사 녹은 젤리곰처럼 나왔다.

이후 유튜브에서 하루 3편 이상 ‘출력 실패 원인 분석’ 영상을 보기 시작했고,
노즐 온도는 200도로 맞추고, 베드는 알코올로 닦아 레벨링을 수동 조절하며
출력 조건을 하나하나 바꿔나갔다.
실패한 결과물은 4개, 출력 대기 시간은 평균 6시간 이상.
“3D 프린팅은 기다림과 반복의 예술”이라는 말을 그때 뼛속까지 실감했다.

 

결국 완성한 첫 피규어, 서툴지만 내가 만든 것


드디어 여섯 번째 도전에서 내 첫 3D 피규어가 완성됐다.
귀여운 펭귄 캐릭터 모양으로, 키는 약 7cm.
조금 울퉁불퉁하고 마감이 매끈하진 않지만,
처음 봤을 때 “이거 진짜 내가 만든 거야?” 하고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피규어 제작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은 후가공과 도색이다.
출력된 피규어 표면은 생각보다 거칠기 때문에 사포로 갈아내야 하고,
프라이머를 뿌린 뒤 아크릴 물감으로 채색해야 진짜 '완성작'이 된다.

처음엔 붓질도 서툴고 색도 번졌지만,
기본 도색 가이드 영상들을 참고하면서
피규어에 생명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흰색 눈, 주황색 부리, 회색 몸통—내 손에서 태어난 펭귄 하나가
마치 디지털 세계에서 현실로 소환된 기분이었다.

완성된 피규어는 지금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다.
보는 사람마다 “이거 직접 만든 거야?” 하고 묻고,
나는 약간은 뿌듯하게, 약간은 겸손하게 “응, 처음이라 좀 어설퍼”라고 답한다.
하지만 마음속으론 매일 외친다.
“그래도 이건 내가 만든 거잖아.”

 

만들면서 비로소 이해한 ‘디지털 + 아날로그’의 매력
3D 프린팅은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렵다.
하지만 동시에 정말 흥미롭고 몰입감 있는 취미이기도 하다.
툴 하나하나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고, 출력 하나에 몇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 과정을 거치며 생기는 집중력, 창작의 즐거움,
그리고 손끝에서 탄생하는 실체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성취감을 준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툴을 몰라도 시작할 수 있었고,
재료를 몰라도 결과를 낼 수 있었으며,
전문가가 아니어도 '내 것'을 만들 수 있었다는 것.

혹시 지금 3D 프린팅이 어렵고 멀게 느껴진다면,
내가 처음 했던 것처럼
STL 파일 하나 다운로드하고, 프린터에 넣고, 기다려보기만 하자.
그 한 걸음이 나처럼 또 다른 사람의 “처음 만든 무언가”가 될 수도 있으니까.